무인편의점 비지니스 폐업 후 사업 리뷰

2025. 2. 3. 01:09

오토메이션, 그 달콤한 착각

오토메이션. 직장인의 꿈이자, 아니 모든 이의 꿈.
천재적인 아이디어와 수완만 있다면, 돈이 알아서 벌려오고, 심지어 자고 있을 때도 내 통장을 채워준다.
나도 그 꿈을 좇았다. 지난 4년간 무인 편의점을 운영하며, 간접적으로나마 자영업이라는 세계를 경험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업으로 하기엔 너무 비효율적이다.
마진이 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매출을 크게 만들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말 그대로 악성 재고 같은 사업이었다.

항상 대리 2년 차쯤이 가장 위험하다.
자기가 이제 좀 안다고 생각하고, 일에 무덤덤한 선배들을 보며 '나랑은 다르다'고 생각하는 시기.
사업도 비슷하다.
처음 시작할 땐 설렘이 넘쳤다. 무한할 것 같던 에너지와 관심은 봄, 여름, 가을을 지나… 결국 겨울을 맞이했다.

자영업은 특별하거나 독점적인 무언가가 없는 이상, 생명력이 짧고 성공하기 힘든 구조다.
끊임없이 오르는 원가, 임대료, 인건비… 그 모든 걸 견디며 매출과 마진을 만들어내는 건 생각보다 훨씬 고된 싸움이었다.

 

 

정리를 결심했을 땐, 아쉬움보다 후련함이 먼저였다.
'이걸 계속 끌고 가는 게 과연 맞는 걸까?'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스스로에게 던졌고, 돌아오는 답은 항상 같았다.
아니, 이제 내려놔야 할 때라는 직감.

편의점을 접으면서 느낀 건, 자영업은 ‘내가 얼마나 노력하느냐’보다 ‘판이 얼마나 좋은가’가 더 중요하다는 거였다.
좋은 상권, 좋은 조건, 경쟁력 있는 상품력.
이 셋 중 하나라도 없으면, 아무리 성실하고 똑똑한 사람도 결국엔 지쳐버린다.

사람들은 말한다.
“자영업도 해봐야 안다.”
정말 맞는 말이다.
매일 챙겨야 하는 재고, 수시로 터지는 키오스크 CCTV, 끊임없이 전화오는 손님들의 문의, 불필요한 요청, 보이지 않게 새어나가는 비용들…
직장생활에서는 한 번도 체감하지 못했던, ‘모든 책임이 내 몫’이라는 압박이 자영업의 진짜 본질이었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덕분에 나는 더 단단해졌고, 이제 무엇을 시작하든 ‘허상’보다는 ‘현실’을 먼저 본다.
무엇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의 차이를 확실히 배웠다.

다음은 어떻게 할까?,
그땐 열정만 믿고 덤비진 않을 거다.
철저하게 계산하고, 더 냉정하게 판을 읽은 뒤에 나설 거다.
그게, 이번 무인편의점이라는 경험이 내게 준 가장 큰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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