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DECISION TO LEAVE) - 마침내, 붕괴

2022. 8. 29. 00:33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Decision To Leave) 

 

지금까지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늘 자기 파괴적인 캐릭터와 이야기의 흐름이 있었다. 분명히 헤어질 결심도, 그런 면에서 비슨 한 流의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요즘 출시하는 영화들은 대부분 퇴근 후 맥주와 치킨을 먹으며 볼만한 오락용 영화들이 대부분이고, 넷플릭스에 흥행에 따른 뭔가 해외시장과 평가를 염두에 둔 서사시가 촌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헤어질 결심>은, 정말 의도한 데로, 의도한 바와 같이, 짜임새 있는 각본과 박찬움 감독만의 그 유머의 향이 짇게 느껴지는 영화 같다.

 

영화를 보던 도중 갑자기, 일전의 박찬욱 감독의 인터뷰 대답이 생각 났다.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 씨와 같이 왜 복수에 집착하느냐는 질문자의 물음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누구나 복수의 대상이 있을 테고, 현실에서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상상력이 더 잔인해지는 것". 감독의 생각이 영화에 투영되고, 그 관람가들의 정서나, 생각에 그의 색깔은 조사하는 건 어쩌면, 영화감독으로서 뿐만 아니라 한 개인으로 서 큰 쾌락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마침내


"첫 만남"

해준(박해일)과 서래(탕웨이)의 첫 취조실에 만남에서부터 이미, 이미 해준은 서래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꼈고, 부인인 안정안, 이름을 거꾸로 해도 안정안인 안정과 그녀의 루틴에 속박된 해준은 (영화에서는 정안은 일본식 음식을 좋아하고, 매주 1회 섹스를 해야하고,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하는 그녀에게 해준은 정안의 그런 루틴을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해주는 하나의 요소가 아닐까),  갈비탕이나, 국밥류가 아닌 취조실에 어울리지 않는 "비싼 초밥"을 서래에게 제공한다. 그리고 해준은 자기의 간장소스마저 아낌없이 서래의 플라스틱 종지에 담아 주는 이 장면은, 도입부부터 매우 인상 적이었다. (마지막까지 서래가 그 플라스틱 생선모양 간장통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았을 떄, 서래도 이 순간 부터 해준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꼈을지 모르겠다.)


"관음"

이 장면 부터는 해준은 그가 추론한 범죄를 증명하는 핑계를 데고 있었을 뿐, 그가 서래에게 가진 특별한 마음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 가는 과정을 그려냈던거 같다. 서래 역시, 그러한 관음의 대상임을 인지하면서도, 한편으로 해준에 대한 그 경계심을 천천히 지워과는 과정이 매우 인상 깊었다.